le samedi 21 janvier 2012, à Nantes

2012년 1월 21일 토요일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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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싶은 전시도 있었고, 강바람이 쐬고 싶어지기도 해서 오후에 잠깐 외출을 했다. 그저께부터인가 날씨가 풀려서 낮에 오랫동안 걸으니 조금 덥기까지 해서 차가운 강바람이 더 기분좋게 느껴졌다. 길에서 우연히 병원아뜰리에에서 만났던 여자아이를 만났다. 키도 크고 날씬해서 인상적인 이미지에, 내 아뜰리에에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어서 내가 그 아이를 간호사라고 착각한적도 있었던 아이다. 그 아이가 그때 기억을 un bon moment de rigolade (웃고 장난치던 좋은 순간)이라고 말해주어 기분이 참 좋았다. 조금은 어색하게 또는 풋풋하게 대화를 하고 헤어졌는데, 아쉬운 느낌이 들면서도 내 얼굴에 자꾸 미소가 번졌다. 혼자 걷고 있었기에 웃으며 걸으면 미친 여자처럼 보일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애써 참으려고 했지만 그게 또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터 지금까지를 되돌아보면, 나는 참 망설임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내가 호감을 느끼는 상대에게(이성이던 동성이던 항상) 대범하게 다가가거나 말을 하거나 하는 행동은 해 본적이 별로 없다. 그에 비해 운은 참 좋았다. 나중이지만 그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 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상황은 똑같다. 내가 그 사람과 있을때에 혹시나 어떤 나의 행동이 그 사람을 실망시킬까, 그리하여 처음의 나에 대한 호감마저 사라질까 두려워 항상 긴장하고 있고, 뭔가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오늘 만난 아이도 사실 너무 알고싶고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이어서 "커피 한잔 할래?"라던가 연락처를 물어보던가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냥 무언가 쓸데없는 걱정들이 내 입술을 꼭 다물게 만들고, 항상 그랬듯 "아 그럼 안녕, 잘가"라고 말해버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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