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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this waltz 2011

2013년 6월 21일 금요일 § 0

  영상이 너무 아름답지만 마음은 보는 내내 답답하게 했던 영화.
  마고는 브로셔 제작을 위해 간 여행에서 우연히 다니엘을 만나고 설레는 감정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겐 오로지 그녀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루가 있다. 아이는 없지만 그들은 이미 5년 차 부부이고 그녀는 이 관계를 깨고 싶지 않다. 다니엘에게 향하는 자신의 마음이 두려워 피하려고 해보지만 그녀의 모든 신경은 이미 그에게로 향하고 있다. 그럴수록 루에게서 설레는 감정을 찾고자 해도 이런 마고의 감정을 모르는 루는 이전처럼 한결같이 잔잔하게 그녀를 사랑한다. 결국 그녀의 마음이 완전히 다니엘에게 간 걸 알게된 루는 그녀를 보내 준다. 그리고 그녀는 다니엘에게로 달려간다.
  세 배우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그들의 상황을 꽤나 현실적으로 와닿게 해 마치 내 일인양 몰입하게 하고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는 답답한 느낌을 준 것 같다. 미셸 윌리암스가 마고역을 맡지 않았다면 이 영화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거의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하고 싶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의 몇가지 장면이다. 불륜은 불륜이라지만, 마고는 다니엘을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억누르진 못해도(창문으로 그가 보이기만 해도 자기도 모르게 집 밖으로 달려나가려 하는 등) 그를 만나면 항상 마지막에는 이성을 찾으려 노력하고 밀어내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루가 직접 마고를 다니엘에게 보내주기 전까지 다니엘과 마고사이에 커다란 스킨쉽 씬은 없었다. 그런데 그 때문인지 참고 참았던 게 폭발하는 듯 막판에 둘의 애정씬이 마구마구 나오는데 여기서 너무 거슬렸던 건 두번정도 나왔던 쓰리썸 씬. 매우 쌩뚱맞거나 마고를 미친듯이 나쁜여자로 확 몰아가는 느낌이 뭔가 아쉬웠다. 저렇게까지 안보여줘도 충분히 알 것 같은데.

 그 밖에 수영장 샤워실에서 젊은여자들의 몸과 나이 든 여자들의 몸을 대비 시키며, 대화 내용에서까지 대비를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흥미로웠지만 뭔가 뻔하게 그려진 것 같기도 해 조금 아쉬웠다.


2 Days in New York 2012

2013년 6월 20일 목요일 § 0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줄리 델피가 감독 겸 주연을 맡은 "2 Days in New York".  영화관에 상영중일때 보려고 벼르다가 너무 바빠서 못 보고 이제야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가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의 속편인 줄은 모르고 봤는데, 줄리델피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가 같은 배우인데다 몇몇 대사가 전편의 내용과 이어지기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검색을 해보니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오리지널 제목이 "2 Days in Paris" 였다.

  프랑스에 와서 살기 전에 이 영화를 봤으면 어땠을지 잘 모르겠지만, 어느덧 프랑스에 있은지도 몇 해가 흘렀고 저런 캐릭터들이 실제로 이곳에선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참 공감하며 즐겁게 봤다. 엘리베이터에서 대마초를 피는 로즈의 모습은 며칠 전 내가 음악원에서 자리안내 아르바이트를 할 때 음악원 내부로 잎담배를 피며 들어오던 어느 아줌마를 떠오르게했다. 같이 일하던 프랑스친구들이 아주머니께 공연장내에서 흡연은 불가능하니 나가달라고 제지를 했고, 아줌마도 허허 웃으며 알았으니 다 피고 다시 오겠다고 대답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프랑스 친구들도 다들 헛웃음을 지으며, 저건 좀 심했다- 말도 안됀다 라고 말했지만, 이는 정말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수업시간 중에 창문도 열리지 않은 교실에서 담배를 피는 아이들도 있고, 교수들도 수업 중간중간 담배를 핀다. 길을 걸으며 피우는 사람은 물론 여기저기 예상치못한 곳에서도 흡연자들은 출몰한다. 한국이었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그나저나 영화속에 마리옹(줄리델피)의 아버지 역할로 나온 배우의 이름이 '알베르 델피'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익살스럽고 능글맞은 할아버지가 진짜 줄리델피의 아버지라니! 백발에 육중한 몸매를 가진 70살은 되어보이는 할아버지의 눈빛에 서린 장난끼가 사랑스럽게까지 느껴져 예사롭지 않았는데, 역시 줄리델피가 아버지의 미모와(젊었을 적 매우 미남이었다) 장난끼, 사랑스러움을 몽땅 물려받았나보다.

(너무 웃겼는데 야해보일 수도 있어서 작은 화면으로! 프랑스영화에서 가슴노출정도는 정말 별거 아니다.)

그 밖에 몇몇 장면은 조금 뻔하고 과장되게 그려낸 부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이 과장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이 보면 단점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 프랑스인들의 여러 특징들을 어떤 애착을 담고 사랑스럽게 담아낸 듯한게 보여 기분이 좋았다. 나도 벌써 프랑스란 이상한 나라를 많이 좋아하게 되었나 보다. 나쁘게 보면 야만인처럼 보일 수도 있는 특징들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걸 보면.
 
줄리델피는 내가 정말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배우들 중 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어떤 역할이든 어떤 내용이든 그녀가 출연했다거나 그녀가 만들었다고 하면 별 고민없이 그 영화를 볼 것 같다. 이유는 단지 그녀의 웃는 모습이 너무 좋고,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사상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것이 좋아서 이다. 말이 나온 김에 시간이 없어 못봤던 그녀의 초기작들도 다시 한번 체크해 봐야겠다.